2021.12.16.

페이퍼 쓰다가 글이 안나와서 쓰는 일기

이번 학기가 왠지 스무스하게 지나간다는 생각을 하다가, 어 아닌데 상당히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싶어서 지금 내가 어떤 상태에 있는건지 혼란에 빠졌다. 공부 면에서는 그럭저럭 괜찮다고 생각해 왔다. 내년에 왠지 다른 일을 병행할 것 같아서 이번 학기에 수업 4개를 듣는데, 매일매일 리딩이랑 과제 잡고 끄적이다보니 어찌저찌 하라는 건 다 했다. 기말레포트가 남긴 했지만. 마감이 다가온다는 사실에 스트레스 받지 않는 법을 터득한 것 같다. 그냥 하다보면 글이 완성되겠지, 마감까지는 다 끝내겠지, 하는 믿음(근거 없음)을 가지고 그때그때 꾸준히 하는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어차피 마감때까지 이것만 붙잡고 있을텐데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구나, 이런 생각으로 몇 달을 산 것 같다. 인간 관계는..솔직히 진짜 존나 때리고 싶은 인간 한두명 있긴 한데 쟬 못본척 지나가는 노력조차 들이기 싫어서 대놓고 손절을 쳤다. 그냥 너랑 말하기 싫다고 말걸지 말라고 통보했다(인성..). 실친 한명은 대놓고 블언블하고ㅋㅋ하 진짜..인간관계가 무지하게 좁아졌고(동시에 깊어졌으며) 그 사실이 너무나 좋다. 바빠서 그랬는지 매 학기 중간에 오는 우울 기간도 없었다. 이전에는 한달쯤 되는 죽싶모먼트가 있었다면, 이번 학기는 크리티컬한 죽싶모먼트 없이 그냥 잔잔한 죽싶상태로 4개월을 살았다. 뭐 어떻게 학기가 지나간건지도 모르겠다.

대충 괜찮은 상태에 있다. 근데 이 괜찮음은 괜찮지 않음에서 온다. 그냥 모든 일을 다 회피하고 있다. 일을 회피한다기 보다는 감정을 회피한다고 해야하나..일은 표면적으로는 다 처리하고 있으니까. 공부 스트레스가 다가온다 ->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된다고 자기세뇌를 한다 -> 스트레스를 일단 한쪽으로 치워놓고 해야할 일을 완성한다(난 괜찮아!!). 개빡치는 인간이 있다 -> 쟤 때문에 감정소모를 하면 안된다고 자기세뇌를 한다 -> 쟬 치운다(손절) -> 잔잔한 손절 후 증후군이 온다 -> 일단 무시하고 해야할 일을 한다(난 괜찮아!!). 죽싶모먼트가 오면 난 아무것도 못한다 -> 죽싶모먼트를 피하자 -> 잔잔한 죽싶상태 유지(난 괜찮아!!). 이 상태다. 쓰고 보니까 심각하네…하여간 여전히 사는 것에 의미를 못느끼..읍읍 무엇에서 즐거움을 얻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다들 뭘 생각하면서 사는걸까 무엇이 삶의 동력인가요 어떻게 중장년의 나이까지 즐겁게 사시나요..

케틀맨 부부처럼 산다..근데 케틀맨 부부의 코어는 자신이 케틀맨인지 모른다는 것에 있는데 나는 내가 케틀맨처럼 군다는걸 알고 있어서 뭔지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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