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 화요일엔 논문을 올리려고 했지만..읽던 책이 150쪽정도밖에 안돼서 오늘은 논문 대신 이 책을 정리해 올립니다. 아마 금요일에는 이번에 번역된 미셸 푸코 대담집 <상당한 위험>을 읽고 글을 쓸 것 같아요
얇아서 쉽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레퍼런스가 많아서 읽는데 좀 오래 걸렸어요 핳..;; 번역되지 않은(심지어 영역되지도 않은ㅠㅠ) 논문들도 많이 인용돼 있어서 프랑스어로 더듬더듬 참고하면서 글을 이해하고자 노력을…했지만 성공적이진 않았구..ㅋㅋㅋㅋ아무튼 저자가 제도와 정체성의 연관성을 다룬 논문들도 있고 해서 조만간 논문도 읽고 정리해볼까 합니당…
8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이지만, 내용이 여덟 부분으로 깔끔하게 분절되지는 않았습니다. 내용이 나뉘는 부분을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8장의 내용을 참고하여 살을 붙이는 방식으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읽고 보니 1장부터 순서대로 읽기보다는 8장을 먼저 읽은 후 앞부분부터 차례로 읽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정체성은 행위자의 표상과 독립되어 존재하는 형이상학적 실체가 아니다.
정체성이 형이상학적 실체라는(본질주의적) 관점은 형이상학의 계승과 오귀스트 콩트의 인식의 3단계 이론(교리학, 형이상학, 실증주의)에서 비롯되었으며, 오늘날에 들어서는 구성주의적 관점에 의해 비판받고 있다. 그 비판은 시간성(Ferret, 1998:17; Le Bras, 2017:94), 서사(Ricoeur, 1984; Giddens, 1991; Harré, 1994), 다양성(Goffman, 1963)의 원리를 골자로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체성을 환상이라고 결론지을 수는 없다. 정체성은 일종의 (여러 사람들에 의해 공유된) 표상이다. 즉, “개인이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지”(p.39)를 표상한다. “표상은 설명되고 분석할 수 있는 객관적 특성에서 구조화되”(p.39)기 때문에 일관성 있는 반복적 특징을 내포한다. 이는 행위자의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실천됨으로써 유지되며, 따라서 구체적이고 경우에 따라 확실하다. 예컨대 국가 정체성은 분명한 구 성물이지만(지지와 역사, 표상 등이 중층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국기나 애국가에 의해 상징되고, 행정 행위와 물리적 경계에 의해 표시되고, 사람들을 말하게 하거나 행위하게”(p.40) 한다. 그렇기에 국가 정체성은 구성되는 것이지만, 실재하지 않고 허위라고 말할 수는 없다.
2. 정체성은 주어지지 않으며 다양한 자질 형태를 통해 만들어진다.
정체성은 특정한 하나의 기준에 한정되지 않는다. 자아를 규정하는 다양한 기준들이 있으며, 이러한 기준들은 “개인이 정의되어지는 맥락에서 결정된다”(p.52). “정체성은 복잡한 입장과 다층적 측면에서 단일 요인이 아닌 복수 요인에 의해 구성된다”(p.53). “사회적으로 공유된 특성을 가진 사회적 존재로서의 개인은 외부 세계의 객관적 현실에 영향을 받는 존재이며,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사회적’인 나의 정체성을 구성한다”(p.149).
3. 정체성은 다원적이다.
‘정체성’이라는 단어는 ‘차이’와 ‘유사성이라는 반대되는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갖는다. 이러한 점에서 정체성은 이원적 성격의 것으로 여겨져 왔다. 예컨대 스콜라 전통은 수치적(numérique) 정체성과 자질적(qualitative) 정체성을 구별했다. 리쾨르는 차이 정체성(‘누구’에 대한 질문)과 유사 정체성(‘무엇’에 대한 질문)을 구별했다. 차이 정체성 또는 수치적 정체성은 개인을 타인과 구별하며, 유사 정체성 또는 자질적 정체성은 집단 내부에서 무엇에 의해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 유사해질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또 다른 관점에서 머튼은 부여 지위와 획득 지위를 나눔으로써 정체성에 대한 이원적 접근을 견지한다. 에릭 에릭슨은 “개인 외부에 표시되는 객관적 정체성과 그것 자체로 경험되고 나타나는 주관적 정체성”(p.79)을 구분한다. 이러한 이원적 모델은 “개인과 사회의 대립 구도를 형성한다”(p.79)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는 하이니히가 제시하는 세 가지 요소의 정체성 조합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 정체성의 작용 방식은 타인에 의한 ‘명명’, 타인을 향한 ‘소개’, 자신을 향한’ 자기 인식’으로 이뤄진다. 명명 단계는 가장 외부적이고 주체의 개입이 최소화되는 과정으로, 상호작용이나 제도적 조치 등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소개 단계는 “타인에 의해 부여된 명명과 고유한 자기 인식을 일치시키는 개인의 미세전략”(p.88)이다. 소개는 “주체가 의식하지 않게 된 내면의 과정과 습관에서”(p.88) 결정되며, 사회적 낙인이 부여된 경우 자기 소개와 자기 인식 사이의 불일치가 발생한다. 자기 인식은 명명과 소개에 비해 발견이 어려우며,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자신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기 인식은 “타인과의 대결 조건에서만 나타나고 증명될 수 있다”(p.89). 이러한 세 단계는 라캉을 계승하는 존재론의 세 가지 정체성 개념(현실, 상상, 상징)과 교차 가능하다.
| 국가 정체성 | 자기 인식 | 소개 | 명명 |
| 현실 | 신분증 | 나는 한국인이다 | 당신은 한국인이다 |
| 상상 | 한국인으로서 나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 내가 일본인이 된 것 같다 | 혹시 일본인이 아닌가요 |
| 상징 | 내가 국적에 부여한 의미 | 나는 한국인으로서 ~~ 등의 가치를 가진다 | 당신은 한국인일 것 같아요. ~~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
4. 정체성의 감정이 존재한다.
“정체성의 작용 대상이 [객체가 아니라] 주체일 때 주체는 객관적 지위뿐만 아니라 주체가 사는 방식을 설명한다. 이 지점에서 정체서의 감정이 존재한다”(p.131). 자기 인식, 소개, 명명이 불일치하면 정체성의 위기가 오며, 이러한 위기는 “정체성의 문제를 드러내게 된다”(p.100). 정체성 감정의 위기는 “특수한 사회적 맥락에서 발생”(p.101)하며, 정체성의 일치는 정체성 위기를 제거하고 정체성 ‘자체’의 상태가 될 수 있도록 한다.
읽으면서 인용된 논문들을 하나하나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매우 축약적으로 제시되어 있어서기도 했고, 잘 못 보던 프랑스 학자들의 글들이 많이 인용돼 있어서이기도 합니다..추후에 필요하면 찾아 읽을 수 있도록 관심 가는 인용 논문, 저서들을 적어둡니다.
Anderson, Benedict(1983; 서지원 옮김 2018), <상상된 공동체>, 길
De Levits, D. J.(1965), The Concept of Identity, Mouton
Erikson, E. H.(1956), “The problem of Identity”, American Journal of Psychoanalysis, v.IV
Goffman, E.(1963; 윤선길 옮김, 2009), <스티그마>, 한신대학교 출판부
_______(1972), Frame Analysis
Heinich, N.(2010), “Pour en finir avec “l’ilusion” biographique”, L’Homme, n.195-196, Juillet-décembre 2010
_______(1995), “Façons d’être écrivain”, Revue française de sociologie, XXXVI-3, Juillet-septembre 1995
_______(2000), Être écrivain. Création et identité, Paris, La Découverte
Latour, Bruno(1996), Petite réflexion sur le moderne des dieux faitiches, Paris, Les Empêcheurs de penser en rond
Le Bras, H.(2017), Malaise dans l’identité, Arles, Actes Sud
Simmel, G.(1985), “La mode” in La Tragédie de la culture et autres essais, Marseille, Riv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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